있었는지도 모른다.

한번 지나가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걷는데
대부분 그 길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.
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면 무서울 정도로 멀리 지나오곤 한다.

나는 이 길을 걸으며 무엇을 했는가
시간을 잃고 기억도 잃고 나 자신도 잃는다.

이렇게 계속 잃다 보면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게 되는데

시간의 흐름은 너무나도 빠르고 복잡하기 때문에
그곳에 떠내려가다 보면 정신을 잃곤 한다.
정신을 잃는 것이 두렵다. 또 타성에 젖는 것이 두렵다.
내가 자신이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닐까 두렵다.

나의 시간을 빼앗기는 것이 두렵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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